[여자월드컵] 남아공, 이탈리아 꺾고 극적 16강행…브라질 탈락(종합)
남아공 16강 티켓 두고 '단두대 매치' 끝에 '극장 골'…짜릿한 3-2 역전승
브라질은 자메이카와 비겨 16강 탈락…'전설' 마르타 6번째 월드컵서 '수모'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설하은 기자 = 후반 추가시간 '극장 골'을 넣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가져갔다.
FIFA 랭킹 54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일 뉴질랜드 웰링턴의 리저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16위 이탈리아에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했던 2019년 대회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짐을 쌌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스웨덴에 1-2로 패한 뒤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와 2-2로 비겼고, 이날 이탈리아에 승리해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승리를 따냈다.
동시에 진행된 G조 다른 경기에서는 스웨덴이 아르헨티나를 잡아냈고, 승점 4를 쌓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탈리아(승점 3)를 G조 3위로 밀어내고 극적으로 첫 16강 진출의 역사를 썼다.
반면 2019년 대회에서 8강에 올랐던 이탈리아는 이날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하더니 후반 추가시간에 '극장 골'까지 내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탈리아는 전반 11분 아리안나 카루소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32분 자책골로 허무하게 동점을 내줬다.
이탈리아 수비수 베네데타 오르시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방 압박에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고자 했지만, 사인이 맞지 않았고, 골키퍼가 뒤늦게 몸을 날렸으나 이미 공은 골대 구석으로 향한 뒤였다.
이탈리아를 이겨야만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후반 내내 이탈리아를 거세게 압박한 끝에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2분 수비 사이로 파고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힐다 마가이아가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논스톱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이탈리아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29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의 카루소가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은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며 서로의 골문을 두들겼고, 후반 추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템비 카틀라나의 극적인 골로 시소게임의 마침표를 찍었다.
뉴질랜드 해밀턴 와이카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G조의 다른 경기에서는 FIFA 랭킹 3위 스웨덴이 FIFA 랭킹 28위 아르헨티나를 2-0으로 완파했다.
이미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던 스웨덴은 조별리그 3승으로 G조 1위를 확정했다.
아르헨티나(승점 1)는 G조 4위로 월드컵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스웨덴은 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레베카 블롬크비스트의 선제골로 앞서나갔고, 후반 45분에는 엘린 루벤손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스웨덴은 E조 2위 미국, 남아공은 E조 1위 네덜란드와 16강에서 만난다.
스웨덴-미국 경기 승자는 8강에서 일본-노르웨이 승자를 상대하는 대진이다.
F조에서는 자메이카가 2007년 중국 대회 준우승팀인 브라질과 0-0으로 비겨 프랑스(승점 7·2승 1무)에 이은 조 2위로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1차전에서 프랑스와 0-0으로 비기고, 2차전에서 파나마에 1-0으로 이긴 자메이카는 이날 무승부로 승점 5(1승 2무)를 쌓아 승점 4(1승 1무 1패)에 그친 브라질을 3위로 밀어냈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른 2019년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자메이카는 사상 처음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자메이카는 16강에서 H조 1위를 상대한다.
랭킹 8위 브라질은 1995년 스웨덴 대회 이후 28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고개를 숙였다. 자메이카는 43위다.
이번이 6번째 월드컵인 여자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마르타(37)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후반 36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비며 브라질의 공격을 이끌었으나 생애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잔인한 현실을 마주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충혈된 눈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마르타는 자메이카 선수들에게 다가가 웃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브라질은 슈팅에서 17대 4, 유효슈팅에서 8대 0으로 앞섰으나 자메이카의 끈질긴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데비냐가 시도한 헤더가 골키퍼 품에 안기면서 패배의 그림자는 매우 짙어졌다.
프랑스는 파나마를 6-3으로 대파하고 F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프랑스는 1차전에서는 자메이카와 0-0 무승부에 그쳤으나 2차전에서 브라질에 2-1로 이기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4연속 16강에 오른 프랑스는 H조 2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카디디아투 디아니가 페널티킥 2골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폭발하며 프랑스의 대승에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