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 "매커천 복귀 반가워…지만이형, 내 송구 잘 받아주세요"

배지환 "매커천 복귀 반가워…지만이형, 내 송구 잘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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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로스터 진입 목표…혹시 실패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재도전"

출국 전 인터뷰하는 배지환
출국 전 인터뷰하는 배지환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피츠버그 파이리츠 한국인 타자 배지환이 10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은 올 시즌 '우상' 앤드루 매커천(37), 절친한 선배 최지만(32)과 같은 더그아웃을 쓴다.

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크게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

배지환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고자 1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배지환은 매커천, 최지만을 떠올리며 밝게 웃었다.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배지환은 "피츠버그에 처음 왔을 때 나는 강정호 선배와 매커천을 보고 자랐다"고 떠올리며 "매커천이 끝내기 홈런을 치고, 천천히 홈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많은 분이 기억하지 않나. 선장이 돌아왔다. 내게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매커천은 피츠버그가 낳은 최고 스타다.

2005년 피츠버그에 입단한 매커천은 201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하기 전까지 '선장'으로 불렸다.

2013년에는 타율 0.317, 21홈런, 84타점, 97득점, 27도루의 성적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스몰마켓 구단인 피츠버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이 가까워진 매커천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그러나 은퇴 시점이 다가온 2023년, 매커천은 피츠버그로 돌아왔고 '매커천 키드' 배지환은 그의 복귀를 반겼다.

미국으로 출국하는 배지환
미국으로 출국하는 배지환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피츠버그 파이리츠 한국인 타자 배지환이 10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 배지환과 친분을 쌓은 최지만도 트레이드로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다.

배지환은 "너무 친해서 간지러운 말은 할 수가 없다. 내 송구가 나쁘더라도 지만이 형이 1루에서 송구를 잘 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빅리그는 아니지만, 심준석도 고교 졸업과 동시에 피츠버그에 입단했다.

배지환은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달라"고 심준석의 멘토 역할을 약속했다.

지난해 9월 24일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배지환은 2023년 '풀타임 빅리거'를 꿈꾼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견딘 그는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빅리그 재진입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음은 배지환과의 일문일답.

-- 국내 훈련을 마치고 미국으로 출국하는 소감은.

▲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한 2018년부터) 매년 출국한다. 아주 특별한 느낌은 없다.

-- 초청 선수가 아닌 빅리거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건 처음인데.

▲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할 때는 개막을 앞두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걸 알고 캠프를 시작했다. 올해는 내가 잘 해내면 빅리그 캠프에 끝까지 남고, 개막 로스터에도 들어갈 수 있다. 이 부분은 확실히 다르다.

-- 다른 코리안 빅리거보다 늦게 출국한다.

▲ 본가(대구)가 아닌 서울에 머물면서 훈련을 열심히 했다. 국내에 있는 동안 좋은 일을 최대한 많이 하려고 했다. 그래도 본업은 야구 선수니까, 1순위는 늘 훈련이었다. 한국 음식을 많이 먹고 싶어서 조금 더 오래 한국에 머물렀다.

-- 미혼모 시설에 기부하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했다.

▲ 존경하는 선배들이 어려운 분을 돕는 걸 보고 감명받았다. 이제는 나도 그런 일을 해보고 싶었다. 모교를 찾기도 했는데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어서 기뻤다. 매년 한국에 올 때마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 필라테스도 열심히 했다던데.

▲ 야구와 무관한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해보니 도움이 많이 되더라. (1루수인) 최지만 선배는 다리를 잘 찢으려고 필라테스를 했다고 하는데 나는 부상 방지를 위해 필라테스를 했다.

-- 구단에서 스프링캠프 기간에 배지환의 포지션을 고정하고 싶다는 기사가 나다.

▲ 나는 내야와 외야 주소모두 편하다. 내가 원하는 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는 것이다. 포지션, 타순을 고집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 구단에서 '어느 포지션이 편한가'라고 내게 물어서 '2루수와 중견수가 편하다. 유격수가 가장 어렵고, 좌익수는 낯설다'고 답했다. 그런데 다음 날 좌익수로 출전했다.(웃음)

인터뷰하는 배지환
인터뷰하는 배지환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피츠버그 파이리츠 한국인 타자 배지환이 10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메이저리그 구단이 서비스 타임 때문에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있다.

▲ 서비스 타임 때문에 개막 로스터에서 빠지면 아쉽긴 하겠지만, 그만큼 구단이 나를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니까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개막 로스터에 빠져도 실망하지 않고, 빅리그 입성을 노리겠다. 당연히 개막 로스터 진입에는 욕심이 난다. 선장님(앤드루 매커천)도 돌아오셨고, 최지만 선배도 우리 팀으로 왔다. 나는 아직 루키다.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 매커천 등 베테랑 영입이 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 젊은 선수가 대부분이어서, 솔직히 우리 구단 더그아웃이 산만한 느낌이었다. 냄비처럼 달아올랐다가 차갑게 식기도 했다. 선배들이 분위기를 잘 잡아주실 것이다. 나는 피츠버그에 처음 왔을 때 강정호 선배와 매커천을 보고 자랐다. 매커천이 끝내기 홈런을 치고, 천천히 홈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많은 분이 기억하지 않나.

-- 개인적으로 친한 최지만과 팀 동료가 됐다.

▲ 너무 친해서 간지러운 말은 할 수가 없다. (웃음) 내 송구가 나쁘더라도 1루에서 잘 잡아주셨으면 좋겠다.

-- 심준석이 피츠버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다.

▲ 심준석도 인정을 받아서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알아서 잘할 것이다.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달라.

출국장을 향해 걸어가는 배지환
출국장을 향해 걸어가는 배지환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피츠버그 파이리츠 한국인 타자 배지환이 10일 미국으로 출국하고자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 지난해 빅리그에서 10경기만 뛰었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더 자주 출전했을 것이다. 올해는 공백 없이 풀타임으로 뛰고 싶다.

-- 베이스 크기가 커지고, 투구 시간 제한 등 새 규정이 생긴다.

▲ 나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먼저 경험했다.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클록(pitch clock)'은 타자에게 유리했다. 투수가 타석당 견제 혹은 투구판에서 발을 빼는 횟수는 2번으로 제한된다. 투수들이 스트레스를 받더라. 이를 잘 활용하겠다. 베이스 크기 변화는 큰 차이를 부르는 것 같지 않다. 그래도 처음 수비할 때는 베이스가 피자 박스처럼 커서 낯설었다. 수비할 때 주자랑 충돌하는 상황이 확실히 줄어든다.

-- 올해 빅리그에서 꼭 해보고 싶은 건.

▲ 첫 안타, 도루, 타점 다 했으니까 이제 첫 홈런이 나올 차례다. 진짜 밥만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만 했다. 나는 다재다능한 선수이고 싶다. 콘택트형 타자로 분류되지만, 홈런에도 욕심이 난다.

--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 야구는 비즈니스적인 면도 있다. 야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 팬들께서 내 경기를 보며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꼭 국가대표도 되고 싶다. 모든 종목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건, 선수에게 자부심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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