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보트 피플 손녀, 메이저 퀸 "할아버지 덕에 오늘이 있다"

보증업체   |   이벤트

베트남 보트 피플 손녀, 메이저 퀸 "할아버지 덕에 오늘이 있다"

주소모두 0 121 2023.04.25 05:22
우승한 부
우승한 부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제가 오늘 여기 있을 수 있는 것은 할아버지 덕입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릴리아 부(미국)의 소감이다.

부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경기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치고 에인절 인(미국)과 연장에 돌입했다.

그러고는 연장 첫 홀인 18번 홀(파5)에서 약 4.5m 버디 퍼트를 넣고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계 미국인 부는 외할아버지가 1982년 공산화된 베트남을 보트를 타고 탈출한 사연으로도 잘 알려진 선수다.

올해 2월 혼다 타일랜드에 이어 투어 2승째를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한 부는 기자회견에서 "할아버지가 몇 달에 걸쳐 보트 탈출을 계획했다고 들었다"며 "어머니도 이모와 함께 보트를 타기 위해 숲속을 내달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부는 "그 탈출 덕에 엄마가 미국에 왔고, 미국에서 저를 낳았기 때문에 할아버지야말로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는 이유"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의 외할아버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에 세상을 떠났다.

우승 후 기뻐하는 부(오른쪽)
우승 후 기뻐하는 부(오른쪽)

[AFP=연합뉴스]

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최선을 다해 경기하라'는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당시 부는 LPGA 2부 투어 대회에 출전 중이었고 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던 날 할아버지와 사별했다고 한다.

부는 "사실 오늘도 코스에서 화가 많이 났지만, 화를 내면 할아버지가 실망하실 것이라고 생각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부의 외할아버지 이름을 물었지만 부는 "베트남 이름만 있어서 정확히는 모른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는 "오늘 코스도 어렵고, 바람이 많이 불어 춥기도 했다"며 "마지막 17,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하면서 우승 기회를 잡았고, 이런 좋은 결과까지 이어졌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연장전 마지막 4.5m 정도 버디 퍼트 상황을 두고는 "정말 믿을 수 없는 결과"라며 "라인이 보이는 대로 퍼트했는데 조금 빠를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지만 나 자신을 믿고 쳤다"고 설명했다.

우승 후 18번 홀 그린 옆의 호수에 몸을 내던진 부는 "사실 2라운드인가 3라운드에 17번 홀 근처 연못에서 뱀을 봤기 때문에 오늘 물에 빠질 것인지 생각을 좀 해야 했다"며 "하지만 워낙 기분이 좋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칠 때여서 물속에 빠지기로 했다"고 웃어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으며 UCLA를 나온 그는 다음 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LA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408 임성재,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 6위…라일리·하디 첫 우승 골프 2023.04.25 119
열람중 베트남 보트 피플 손녀, 메이저 퀸 "할아버지 덕에 오늘이 있다" 골프 2023.04.25 122
406 부, LPGA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호수의 여인'(종합) 골프 2023.04.25 113
405 [LPGA 최종순위] 셰브론 챔피언십 골프 2023.04.25 115
404 [골프소식] 테일러메이드, 새 투어 트럭 현장 투입 골프 2023.04.25 117
403 양희영,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 3R 3위…선두와 한 타 차(종합) 골프 2023.04.24 140
402 돌아온 KLPGA 오뚝이 이다연 "시련은 불운 아니라 성장 자양분" 골프 2023.04.24 135
401 KLPGA 9년차 최은우, '부친 생신날' 211번 출전 만에 첫 우승 골프 2023.04.24 134
400 임성재·미첼,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 3R 1타 차 2위(종합) 골프 2023.04.24 141
399 KLPGA 9년차 최은우, '부친 생신날' 211번 출전 만에 첫 우승(종합) 골프 2023.04.24 127
398 KLPGA 첫 우승 최은우 "노력하며 기다리면 기회 온다고 믿었다" 골프 2023.04.24 124
397 [KPGA 최종순위] 골프존 오픈 골프 2023.04.24 114
396 구치, LIV 골프 시리즈 4차 대회 우승…상금 58억원 골프 2023.04.24 113
395 임성재·미첼,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 3R 1타 차 2위 골프 2023.04.24 127
394 프로 잡은 아마추어 조우영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도전!" 골프 2023.04.24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