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합의된 주민복지기금 놓고 주민단체·골프장 갈등

20년 전 합의된 주민복지기금 놓고 주민단체·골프장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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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드CC "소수 주민만 혜택…현금 대신 현물 지급 제안"

일광읍 주민위원회 "협약서 파기 위한 꼼수" 법적대응 불사

부산아시아드CC
부산아시아드CC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시가 출자한 부산아시아드컨트리클럽(아시아드CC)이 20년 넘게 지역 주민들에게 지급해온 복지기금을 두고 골프장과 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27일 아시아드CC와 일광읍 주민자치위원회에 따르면 아시아드CC는 골프장 건립 당시 주민 동의 조건으로 매년 주민복지기금을 지급하겠다는 협약서를 일광읍 주민자치위원회와 체결했다.

아시아드CC는 골프장이 개장한 2002년부터는 매년 2억원을 지급하다가 2005년 이후에는 2021년까지 매년 1억5천만원을 주민자치위원회에 지급했다.

갈등은 아시아드CC가 협약서를 수정해야 한다며 매년 지급하던 복지기금 지급을 보류하면서 빚어졌다.

지난해 주민복지기금 지급이 보류되자 주민자치위원회는 골프장 앞에 현수막을 걸고 아시아드CC를 규탄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결국 지난 26일 부산시의회에서 양측이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아시아드CC 측은 협약서에 언제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기한이 명시돼 있지 않은데다 기금 사용 방법이나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아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 20년간 30억이 넘는 돈을 복지기금으로 지급해 온 만큼 협약서를 수정해 지급 대상이나 방법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드CC 관계자는 "골프장 건립 당시 아시안게임에 맞춰 공사 기간에 쫓기다 보니 당시 골프장 건립에 반대하던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소 불공정한 협약서를 작성한 듯하다"며 "주민들도 복지기금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고 복지기금 사용처도 불분명해 보여 현물 지급 등 협약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일광읍 주민자치위원회는 아시아드CC가 골프장 건립 당시 약속한 협약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려 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과 집회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사용처는 증빙자료를 남기고 제출까지 했는데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금 지원을 파기하려 꼼수"라며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현물을 지급하겠다는 것 또한 협약 파기와 다르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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