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박민지(24)가 지난 40년 동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한 번밖에 없었던 '한 시즌 세 번 타이틀 방어 성공'이라는 대기록에 청신호를 켰다.
박민지는 8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오전에 티오프한 선수 가운데 6언더파 66타를 쳐 선두에 나선 곽보미(30)에 2타 뒤진 박민지는 대회 2연패와 시즌 4승을 향해 순조로운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난해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박민지는 이번에도 우승하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 이어 세 번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다.
KLPGA투어에서 한 시즌에 3차례 이상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사례는 지금까지 딱 한 번뿐이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구옥희가 1982년 수원오픈, 동해오픈, KLPGA 선수권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을 뿐이다.
지난달 26일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정상에 올라 시즌 3번째 우승을 따낸 뒤 일주일을 쉬고 나온 박민지는 그린을 한 번도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샷 감각을 뽐냈다.
하지만 쉬고 나온 만큼 퍼트 감각은 다소 무뎠다.
18차례 버디 퍼트 가운데 4번 성공한 박민지는 "오늘 샷이 괜찮아서 버디 찬스가 많았는데 중거리 퍼트는 거의 안 들어갔다. 버디를 좀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위치로 1라운드를 마쳤다"고 말했다.
대기록에 도전하는 박민지는 "신경이 쓰이긴 하는데 뭔가 이룰 기회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면서 "(전반기에 6승을 쓸어 담은) 작년에 하도 부담감을 많이 느꼈더니 이젠 덤덤해졌다. 좋은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민지와 동반 라운드를 치른 상금랭킹 2위 임희정(22)은 5언더파 67타를 쳐 '라이벌전'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박민지처럼 지난 대회를 건너뛰고 쉬었다 나온 임희정은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 1개를 곁들였다.
임희정은 "쇼트 아이언이 잘 됐고, 이곳은 그린이 딱딱한 편인데 비가 내려서 부드러워진 덕을 봤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여전한 임희정은 "날이 더우니까 힘은 드는데 몸은 더 가동성이 좋아졌다"면서 "3라운드 대회에서 우승해본 적이 없다. 첫날 타수를 많이 줄여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 오늘도 최대한 줄여놓자는 생각이었는데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민지와 '라이벌 구도'에 대해 임희정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언니는 9번 우승했고 나는 2번뿐인데 라이벌이라고 해주시니 영광"이라면서 "성장하는 과정이니 2위가 1위가 되는 날이 있지 않겠나"고 몸을 낮췄다.
지난 3일 맥콜· 모나파크 오픈에서 우승한 임진희(24)는 3언더파 69타를 쳐 2주 연속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