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kt 이채호 스토리…"중학교 때 야구 그만둘 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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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같은 kt 이채호 스토리…"중학교 때 야구 그만둘 뻔했죠"

주소모두 0 123 2022.08.24 11:26

중학교 때 '방출 같은 전학'…원동중에서 전국 대회 MVP 수상

현역으로 입대하고, kt로 이적해 이강철 감독·제춘모 코치 만나 필승조로

kt wiz 핵심 불펜 이채호
kt wiz 핵심 불펜 이채호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체구가 너무 작아서, 야구 선수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11년 전 이채호는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사실상 '방출 통보'를 받았다.

프로야구 kt wiz는 물론이고 2022년 KBO리그에서 손꼽는 불펜 투수로 성장한 이채호(24)는 청소년기에 겪은 시련을 담담하게 회상했다.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채호는 "당시에는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신체'에 가려진 '열정'을 봤다.

이채호는 "아버지께서 내게 선택권을 주셨다.

잠시 야구를 쉬고 있는 중에도 혼자 나가서 운동했는데 그 모습을 보신 아버지가 '계속 야구하고 싶지?'라고 물으시더라"며 "그래서 원동중학교로 전학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키가 자랐다"고 떠올렸다.

현재 이채호의 키는 185㎝다. 독특한 동작으로 공을 던지는 '잠수함 투수' 이채호는 올 시즌 kt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고, 23일까지 3승 2홀드 평균자책점 1.29(28이닝 18피안타 4실점)로 호투 중이다.

그는 '야구 만화 소재'로도 충분한 서사를 지녔다.

오랜 역사를 지닌 부산의 중학교에서 신체 조건 때문에 '방출'당한 이채호는 '폐교 위기'를 막고자 야구부를 창단한 원동중학교로 전학했다.

원동중 야구부에는 다른 중학교 야구부에서 밀려난 선수들이 모였다.

이들은 창단 2년 만인 2013년 제43회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더니, 2014년 제44회 대회에서도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이채호는 2013년 우수투수상을 받고, 2014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역투하는 이채호
역투하는 이채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학교 재학 중에 야구 인생의 희로애락을 맛본 이채호는 프로 입단 후 겪은 시련도 무사히 넘겼다.

2018년 2차 6라운드 55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한 이채호는 1군 무대에 서지 못한 채, 현역으로 입대했다.

전역한 뒤에도 2021년 1군에서 단 3경기만 뛰었다.

그에게 트레이드는 야구 인생을 바꾼 변곡점이었다.

kt는 올해 5월 왼손 투수 정성곤을 SSG에 내주고, 이채호를 영입했다.

6월 2일 SSG전에서 이적 후 처음 등판한 이채호는 이후 kt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침 kt에는 '한국 야구 잠수함 투수의 대명사' 이강철 감독과 현역 최고 잠수함 고영표가 있다.

이채호는 "감독님과 영표 형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프로 입단 후에 팔 높이를 올렸는데, kt에 와서 다시 팔 높이를 낮췄다. 이 변화가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한 코치와 제춘모 코치도 이채호에게 큰 힘이 됐다.

특히 SK 시절 퓨처스(2군)팀에서 이채호에게 기분 좋은 자극을 줬던 제춘모 코치를 kt에서 다시 만나면서 이채호의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인터뷰하는 kt wiz 이채호
인터뷰하는 kt wiz 이채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강철 감독도 걱정 없이 이채호를 마운드에 세운다.

이채호는 7월 26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어제(23일) 잠실 두산전까지 '12경기 13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박빙의 순간에 등판해도 이채호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채호는 "예전에는 점수 차가 많이 나는 경기에 등판해 긴장을 덜 하고 던졌다. 지금은 타이트한 경기에 등판하는 일이 잦은데, 긴장감은 생기지만 그만큼 던지는 게 재밌다"며 "1군 경기에는 관중이 많이 오시니, 더 신이 난다"고 했다.

kt로 이적하며 이채호는 "1군에서 오래 버텨보자"고 마음먹었다. kt 필승조로 신분 상승한 지금은 "올 시즌 40이닝, 50이닝을 던지고 한국시리즈에도 출전하고 싶다"고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이채호를 향한 kt의 믿음은 그 이상이다.

아들의 열정을 믿었던 아버지도 자주 마운드에 오르는 이재호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다.

이채호는 "등판할 때마다 아버지께서 전화하신다. 그런데 통화 시간은 아주 짧다"고 웃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긴말은 필요 없다. 아버지의 신뢰 덕에 야구 선수 생활을 이어간 이채호는 침묵에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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