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천재 타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의 방망이가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며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정후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해 9-5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 3개 가운데 홈런이 1개, 2루타도 1개로 뛰어난 장타력을 뽐낸 건 덤이다.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는 이정후는 최근 3경기에서 안타 9개를 몰아쳤다.
이날 경기로 이정후는 타율(0.348), 최다 안타(184개), 타점(108점), 출루율(0.420), 장타율(0.577) 등 타격 5개 부문 1위를 질주했다.
경기 후 만난 이정후는 "최근 타격감이 좋아서 빠른 카운트에 승부 보려고 했던 게 좋은 타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정후는 3루타 하나만 추가하면 생애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작년에 한번 해봤기에 전혀 아쉽지 않다. 대신 4안타 경기를 하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 그래도 홈 최종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기분 좋다"고 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한창 타격감이 좋을 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39경기를 소화한 키움은 정규시즌 종료 예정일인 10월 8일까지 2주 동안 5경기만 치르면 된다.
이정후는 "조금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안 좋을 때 쉬는 것보다 멘털적으로 편하게 휴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남은 경기 준비도 잘하겠다"고 했다.
이정후가 타격 5관왕을 시즌 마지막 날까지 지켜내면, 생애 첫 KBO 최우수선수(MVP)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경쟁자로 거론되는 선수는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김광현(SSG 랜더스), 그리고 팀 동료이자 휘문고 1년 후배 안우진이다.
본인과 안우진 가운데 누가 MVP에 적합한지 묻자 이정후는 "만약 둘 중 한 명이라면 매일 경기에 나오는 야수가 받아야 하지 않겠나. 미국도 거의 그렇게 하고, 투수는 따로 상(사이영상)을 주더라"고 살짝 욕심을 내비친 뒤 "농담입니다"라고 수습했다.
대신 안우진에 대해서는 "우리가 타팀 외국인 선수에게 밀리지 않게 버틴 게 우진이가 잘 던져준 덕분에 버텼다"고 인정했다.
세계 야구계가 집중하는 초미의 관심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을 벌이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다.
이정후는 조심스럽게 "오타니도 대단하지만, 저지처럼 60홈런 타자가 나온 건 저도 성장해서 처음 보는 거라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면서 "제가 감히 이야기하자면, 팀 성적까지 고려하면 저지가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