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9년 36세이브를 올리고 프로야구 구원왕에 오른 뒤 올해는 완전히 야수로 전향한 하재훈(32·SSG 랜더스)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판단 속에 지난달 19일 1군 엔트리에 올렸는데, 11경기에서 타율 0.318(22타수 7안타)에 홈런 2개, 4타점으로 깜짝 활약 중이다.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시즌 2호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1회에는 단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 데뷔 후 첫 도루도 기록했다.
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김원형(50) SSG 감독은 "사실 처음 (1군에) 올렸을 때 조금 적응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정말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거듭 강조했다.
SSG 붙박이 3번 타자인 최정이 왼손등 타박상으로 빠진 가운데, 하재훈은 이날 경기도 그 자리를 채운다.
김 감독은 "어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하재훈이라 오늘도 기대한다"고 했다.
KBO리그에서 투수로 먼저 꽃피웠던 하재훈은 어깨 부상에 발목이 잡혀 야수로 전향했다.
농담처럼 더는 등판할 투수가 없는 '비상 상황'에 하재훈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감독은 그러나 "나도 농담처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제가 올라가면 아플 것 같다'며 일단 한 발을 빼더라"라고 전했다.
"투수 출신이 아닌 야수들은 그냥 대충 던지는데, 잠깐이나마 투수를 했던 본능이 나와 다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감독은 "생각보다 힘 조절이 어려운가 보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