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교통사고…머리의 의미 있는 PGA 투어 우승
동료 선수 비난해 갈등 빚기도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이제 여덟 달 넘게 술에 취하지 않고 맑은 정신이에요."
알코올 중독과 교통사고, 동료와의 충돌 등으로 좌충우돌했던 그레이슨 머리(미국)가 15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에서 우승하며 재기를 알렸다.
머리는 신인이던 2017년 PGA 투어 바바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가 이목을 끈 것은 골프 코스가 아니라 소셜미디어였다.
머리는 2021년 소셜미디어에 PGA 투어가 알코올 중독에 빠진 자신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PGA 투어에서 같이 활동하던 케빈 나를 두고는 경기 진행 속도가 느리다며 조롱하는 글을 올려 갈등을 빚었다.
2022년 10월에는 버뮤다에서 스쿠터를 타고 가다 자동차와 정면충돌해 얼굴과 손, 무릎을 크게 다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PGA 투어 사무국이 일반 회원들과 협의 없이 LIV 골프 리그와 합병을 논의하자 머리는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머리는 일반 회원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욕설했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골프 코스 밖에서 화제를 모았던 머리는 소니 오픈 대회 기간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약혼녀와 부모님, 그리고 캐디인 제이 그린이 내게 큰 도움을 줬다"며 "그들 덕분에 이제는 코스 안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머리는 소니 오픈에서 우승한 뒤 "인생과 골프를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면서 "그럴 때는 그냥 참아내라.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싸워줄 때까지 싸우지 말라"고 조언했다.
머리는 소니 오픈 우승으로 상금 149만4천달러(약 19억3천만원)를 받았을 뿐 아니라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출전권과 총상금 2천만달러가 걸린 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까지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