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제가 봐도 그날 펜스 플레이를 잘하긴 했더라고요."
정수빈(32·두산 베어스)은 자신을 원망하는 박찬호(27·KIA 타이거즈)의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 와도 정수빈은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수빈은 "(8월 28일 광주) KIA전이 끝난 뒤, 팬들께 인사하는 데 박찬호가 다가와서 '너무한다'고 장난을 치며 항의하더라"고 전하며 "영상으로 당시 수비 장면을 봤는데 내 수비 동작이 빠르긴 했다"고 웃었다.
지난달 28일 광주 두산전에서 박찬호는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빠른 수비'에 사이클링히트를 놓쳤다.
당시 홈런, 우전 안타, 좌전 안타, 좌익수 쪽 2루타를 친 박찬호는 7회말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보낸 뒤, 3루까지 전력으로 뛰었다.
KIA가 11-6으로 넉넉하게 앞선 터라 KIA 더그아웃에서도 박찬호의 사이클링히트 도전을 응원했다.
타구가 좌중간 펜스까지 날아가, 발 빠른 박찬호의 3루타 달성 가능성이 꽤 커 보였다.
하지만,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빠르게 공을 잡아 2루수와 3루수로 이어지는 중계를 해 박찬호는 태그아웃당했다.
개인 첫 사이클링히트 달성을 놓친 박찬호는 정수빈에게 장난 섞인 항의를 했다.
정수빈은 "박찬호가 아쉬워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찬호도 나도, 수비 때 늘 최선을 다하지 않나"라며 "다음 기회를 노려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