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경기 종료 후 12-3으로 대패한 키움 히어로즈의 요키시가 모자를 눌러 쓰고 있다. 2022.8.2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전반기를 2위(54승 32패 1무, 승률 0.628)로 마친 키움 히어로즈의 선전은 2022시즌 최대 이변 가운데 하나였다.
전력 보강 없이 오히려 박병호(kt wiz), 박동원(KIA 타이거즈), 조상우(입대) 등 주축 선수가 빠져나간 가운데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서다.
한때 1위 자리를 위협하기도 했던 키움은 후반기 더욱 극적인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23일 고척 KIA전에서 3-12로 완패한 키움은 kt에 3위 자리마저 내주고 4위로 떨어졌다.
순위 추락보다 뼈아픈 건 믿었던 왼손 에이스 에릭 요키시의 부진이다.
요키시는 4이닝 10피안타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6패(8승)째를 떠안았다.
올 시즌 요키시가 두 자릿수 안타를 두들겨 맞은 건 KIA전이 처음이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경기 종료 후 12-3으로 대패하며 6연패를 기록한 키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가고 있다. 2022.8.23 [email protected]
안우진과 요키시 원투펀치를 쓰고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고 6연패에 빠진 키움은 허약한 3∼5선발의 호투를 기원해야 할 처지다.
최원태와 타일러 애플러, 정찬헌 주소모두 긴 이닝 소화를 기대하기 힘든 선발 투수라 안 그래도 고전하는 불펜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후반기 키움의 성적은 7승 17패 1무(승률 0.293)로 리그 꼴찌다.
가장 큰 문제는 투타 동반 침체로 부진 탈출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팀 타율 꼴찌(0.248)인 타선은 전반기나 후반기나 큰 차이가 없다.
전반기는 0.247였다가 후반기는 0.252로 조금 올랐는데, 대세에는 영향이 없을 정도다.
대신 마운드의 부진이 눈에 띈다.
키움의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3.23으로 리그 1위였다.
타선에서 대량 득점이 안 나와도, 마운드의 힘으로 상대 팀의 손발을 묶는 식으로 승리를 쌓아갔다.
그러나 후반기 키움의 팀 평균자책점은 5.61로 리그 최하위다.
평균자책점이 2점 이상 올랐으니, 키움은 전반기보다 후반기 경기당 2점 이상 더 내주고 있는 셈이다.
키움은 한창 좋은 성적을 유지하던 전반기에 마운드 전력을 지키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
딱히 부상이 없는데 선발 투수들을 번갈아 가며 1군 엔트리에서 빼고 휴가를 줬고, 불펜 투수의 3연투도 최대한 자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키움 투수들은 집단 부진에 빠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2사 2, 3루 키움 푸이그가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2022.8.23 [email protected]
그나마 마운드를 굳게 지켜주는 원투펀치 안우진과 요키시는 후반기 2점대 평균자책점에도 단 1승씩만 추가했다.
안우진의 후반기 성적은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2.95, 요키시는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2.41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어떤 수를 써도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는 마운드에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마무리 투수도 바꿔보고, 전반기 잘 돌아갔던 불펜 투수의 '1이닝 책임제'를 다시 들고나와도 신통치 않다.
"어떤 계기가 있다면 우리 선수들도 다시 상승 분위기를 타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이제 정규시즌은 3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키움은 아직 바닥보다는 천장이 가깝다.
2위 LG 트윈스와는 5.5경기까지 벌어졌어도, 3위 kt와는 고작 반 경기 차다.
5위 KIA와는 5.5경기의 간격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추락을 막지 못하면 자칫하면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가 후반기 최하위 부진으로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2008년 한화 이글스의 사례를 반복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