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년 NC 다이노스에 데뷔한 우완 투수 김시훈(23)은 올해 1군 무대에 데뷔해 선발과 불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개막 후 9경기에서 불펜으로 1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기량을 인정받아 4월 28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이후 7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시훈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4.83의 쏠쏠한 성적을 냈다.
이 기간 김시훈은 에이스 드루 루친스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1⅔이닝을 책임지기도 했다.
선발 투수로 성공적인 길을 걸을 것 같던 김시훈은 최근 다시 불펜으로 내려왔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웨스 파슨스가 복귀를 앞두면서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김시훈을 선발로 활용하는 것보다 핵심 불펜으로 쓰면 팀에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시속 150㎞대 강속구에 낙차 큰 포크볼을 주로 던지는 김시훈의 제자리는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판단한 것이다.
파슨스는 허리 통증이 재발해 1군 복귀 시점이 미뤄졌지만, 김시훈의 불펜 이동은 그대로 유지됐다.
NC는 곧 1군으로 올라오는 송명기 혹은 2군 선수 중 한 명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성공한 선발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싶었던 김시훈으로선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결정이었다.
김시훈은 8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약간 아쉽지만, 선수는 팀 상황에 따라 보직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보직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시훈은 팀 선배이자 마무리 투수인 이용찬의 위로로 큰 힘을 얻었다.
김시훈은 "이용찬 선배는 내 불펜 이동 소식을 듣고 자기 일처럼 아쉬워하더라"라며 "묵묵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면 앞으로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대선배 이용찬도 비슷한 경험이 많다.
이용찬은 두산 소속 시절 팀 사정으로 여러 차례 선발과 불펜 보직을 오갔다.
2009년 세이브 1위를 차지한 이용찬은 2011년 선발투수로 안착했지만, 2014시즌에 팀 사정으로 다시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2018년엔 선발로 재전향했다가 수술 후 회복 과정을 거쳐 NC로 이적한 뒤 다시 불펜으로 활약 중이다.
끝내 붙박이 선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이용찬은 김시훈을 바라보며 자신의 선수 인생을 곱씹은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경험을 한 이용찬과 김시훈은 이제 NC의 경기 후반을 책임진다.
두 선수는 8일 열린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나란히 구원 등판해 나란히 호투하기도 했다.
김시훈은 4번째 투수로 나서서 1⅓이닝 동안 무피안타 2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고, 이용찬은 2이닝 동안 1피안타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NC는 7회까지 한 점 차로 밀리다가 불펜의 역투로 2-2 무승부를 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