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참인 지은희(36)가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 달러) 4강에 진출했다.
지은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파72·6천777야드)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준준결승에서 마들렌 삭스트룀(스웨덴)을 7홀 차로 대파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16강에서 최혜진(23)을 2홀 차로 꺾은 지은희는 삭스트룀과 8강전 11번 홀까지 버디 5개를 뽑아내며 7홀 차 리드를 잡았다.
12번 홀(파4)을 파로 비긴 지은희는 남은 6개 홀 결과와 관계없이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지은희는 2019년 1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이후 3년 4개월 만에 투어 통산 6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던 지은희는 "작년에는 8강을 연장에서 졌는데 올해는 8강에서 완벽한 경기를 해 자신감이 생겼다"며 "내일도 이렇게만 칠 수 있다면 결승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4승 1무를 기록 중인 그는 "오늘 오전에 퍼트가 잘 안 돼 오후 경기를 앞두고 퍼트 연습을 했다"며 "그때 감이 돌아온 것 같아서 자신 있게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자평했다.
8강을 12개 홀만 치르고 끝낸 것에 대해서는 "체력을 많이 아낀 것 같아서 부담이 줄었다"며 "잘 쉬면 에너지 충전이 잘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신지은(30)은 준결승에서 릴리아 부(미국)에게 연장까지 20홀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패했다.
신지은은 이날 3번 홀(파4) 두 번째 샷이 홀을 지나쳤으나 오르막 경사에 공이 다시 내려오면서 그대로 샷 이글이 되는 행운을 누렸다.
8번 홀(파3)에서는 칩인 버디를 잡은 신지은은 17, 18번 홀을 연달아 따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뒷심까지 발휘했다.
그러나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시도한 그린 주위 칩샷이 잘못 맞아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는 바람에 분패했다.
이번 대회 4강 대진은 지은희와 교포 선수 앤드리아 리(미국), 부와 후루에 아야카(일본)의 대결로 펼쳐진다.
리와 부는 나란히 아마추어 시절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들이다.
리가 2015년 아마추어 세계 1위에 먼저 올랐고, 부는 2018년에 아마추어 세계 1위에 등극했다.
프로에서는 리가 올해 LPGA 2부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했고, 부는 지난해 2부 투어 3승을 기록했다.
리는 8강에서 제마 드라이버(스코틀랜드)를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부의 4강 상대인 후루에 역시 8강에서 조디 유어트 섀도프(잉글랜드)를 연장 네 번째 홀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제압했다.